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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보다 나았던 기능의학 (피로, 불면, 자율신경 불균형)

by 촐롤로 2025.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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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보다 나았던 기능의학 (피로, 불면, 자율신경 불균형)
한약보다 나았던 기능의학 (피로, 불면, 자율신경 불균형)

수면은 사라지고, 피로는 쌓여갔습니다. 심장은 이유 없이 뛰었고,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워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정상”이라 말했고, 한의원에서는 “기가 허하다”는 진단이 반복됐습니다.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기능의학'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고, 그 단어는 내 삶을 다시 움직이게 했습니다.

이 글은 기능의학을 통해 자율신경과 자가면역 반응을 다시 이해하게 된 한 환자의 경험기입니다. 병명이 아니라 몸의 기능을 중심으로 접근한 치료법이 어떻게 삶을 바꾸었는지, 그리고 해외 연구와 사례 속에서 그 이유를 찾아가 봅니다.

피로와 불면의 정체를 마주하다: 자율신경의 붕괴

30대 중반, 나는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다. 어느 날은 피로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어떤 날은 온몸이 찌릿하게 저리기도 했다. 수면은 더 이상 안식이 아니었고, 밤이 오는 것이 두려웠다. 새벽 3시, 가슴이 쿵쾅거려 깼고, 한기가 몰려왔다. 손은 차갑고 이마는 땀에 젖었다. 불안, 불면, 소화불량, 집중력 저하... 점점 나는 ‘기능이 망가진 사람’처럼 느껴졌다.

병원 검진 결과는 늘 "정상"이었다. 혈액 수치도, 갑상선 수치도, 심전도도 문제없다는 이야기뿐이었다. 혹시나 싶어 여러 한의원을 전전했고, 보약도 먹고 침도 맞았다. 몇 번은 나아지는 듯 보였지만, 금방 다시 증상이 반복됐다. 한약이 내 체질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는 내 몸 자체가 ‘망가진 게 아닐까’라는 무기력감에 빠졌다.

그러다 우연히 ‘기능의학 클리닉’을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첫 상담에서 나는 처음으로 "왜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흥분돼 있고, 회복 기능(부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억제되어 있다는 말. 몸의 기능이 무너졌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자, 처음으로 치료 방향이 눈에 들어왔다.

기능의학은 병명을 넘어서 ‘기능’ 자체를 본다. 미세한 영양소 결핍, 장내 미생물 불균형,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 만성 염증, 스트레스 호르몬의 불균형까지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결국 나는 “몸이 망가진 게 아니라, 조율이 무너진 것”임을 이해하게 됐다.

기능의학은 다르게 시작했다: 내 몸의 언어를 읽는 과정

기능의학 클리닉에서는 병원에서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검사들이 시작됐다. 모발 미네랄 검사, 유기산 소변 검사, 타액 코르티솔 분석,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수치들은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내 몸은 '정상'이 아니라 ‘기능적으로 지친 상태’였다.

예를 들어, 내 마그네슘 수치는 혈액에선 정상이었지만, 세포 내부에서 부족했고, 이로 인해 자율신경계는 항상 교감신경(긴장 모드)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나의 코르티솔 리듬은 깨져 있었고, 밤이 돼도 교감신경이 꺼지지 않아 숙면이 어려웠다.

나는 고용량의 마그네슘, 비타민 B6, B12, L-테아닌, 그리고 아답토젠 허브(아슈와간다, 로디올라)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식단은 항염증 식이로 전환되었고, 유제품, 글루텐, 정제당류는 제한되었다. 이와 함께 고용량 프로바이오틱스, 글루타민, 아연을 통한 장 회복도 병행되었다.

2개월이 지나자 극심했던 불면이 완화되었고, 밤 10시부터 졸리기 시작하는 '신호'가 되살아났다. 손발이 다시 따뜻해졌고, 새벽 3시의 발작적 두근거림이 사라졌다. 처음으로, 내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자가면역 반응의 진짜 원인을 파악하다

기능의학은 단순히 자율신경만 보는 게 아니었다. 자가면역질환의 본질적인 접근에도 강점을 보였다. 나는 ANA 양성 반응과 함께 갑상선 기능 저하 소견이 반복되었지만, 그 원인은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 기능의학에서는 그 원인을 장 투과성(Leaky Gut), 만성 염증성 식이, 비타민 D 결핍, 감정적 스트레스로 보았다.

실제로 2014년 Alessio Fasano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은 장벽의 투과성이 증가하면서 시작된다. Fasano는 "자가면역은 유전, 환경, 장내투과성이라는 3 요소가 모두 충족되어야 발현된다"라고 설명하며, 장 회복이 자가면역 억제의 열쇠임을 강조한다.

나는 글루타민, 아연 카르노신, 오메가-3, N-아세틸시스테인(NAC) 등을 포함한 장벽 회복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아침저녁의 코르티솔 리듬도 모니터링했고, 그에 따라 수면과 기상 시간을 조정하며 신경계와 면역계를 함께 회복시켜 나갔다.

놀랍게도 6개월 후, ANA 수치가 음성으로 전환되었고, TSH(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도 안정세를 보였다. 나는 "자가면역이라는 것은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내 경험은 달랐다.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조율의 대상일 뿐이었다.

해외사례와 의학적 흐름은 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기능의학이 이미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에서는 IFM (Institute for Functional Medicine) 인증을 받은 의사들이 수천 명에 달하며, 하버드,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의 대학병원에서 기능의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예를 들어, 2019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연구팀은 1년간 기능의학 치료를 받은 자가면역 질환 환자 200명을 추적했는데, 73%가 증상 개선을 경험했고, 절반 이상은 약물 복용량을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자가면역성 갑상선염(Hashimoto's) 환자들에서 장내균총 정상화와 비타민 D 수치 상승이 증상 완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들은 기능의학이 단순한 대체의학이 아니라, 미래의 정밀의학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나는 그 흐름을 환자 입장에서 먼저 경험하게 된 것이었다.

나는 약을 많이 먹어본 사람입니다. 한약도 먹어봤고, 침도 맞아봤습니다. 하지만 기능의학은 처음으로 “왜?”라는 질문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나에게 선택지를 주었습니다. 자율신경실조, 자가면역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있다면, 병명보다 '기능'을 들여다보는 기능의학의 접근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시길 권합니다. 치료는 '조절'이고, 회복은 가능하다는 믿음을 다시 찾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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