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저탄고지 후 당 섭취, 콜레스테롤 수치가 왜 내려갈까?

by 촐롤로 2025. 7. 18.
반응형

저탄고지 후 당 섭취, 콜레스테롤 수치가 왜 내려갈까?
저탄고지 후 당 섭취, 콜레스테롤 수치가 왜 내려갈까?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은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히려 증가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식단을 중단하고 탄수화물을 다시 섭취했을 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이 글에서는 그 과학적 배경과 국내외 사례, 의학 논문을 통해 저탄고지 식단에서 당 섭취를 재도입했을 때 나타나는 콜레스테롤 변화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1. 저탄고지의 메커니즘 — 지방 섭취가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이유

저탄고지(Keto, Low Carb High Fat)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려 케톤체 대사를 유도하는 식단입니다. 체중 감량, 혈당 안정에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지만, 예상 밖의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입니다.

그 이유는 매우 생리학적입니다. 체내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을 줄이게 되면, 간은 지방산을 분해하여 케톤체를 생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간은 혈중 콜레스테롤, 특히 LDL(저밀도 지단백)을 더욱 활발히 생산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바꾸기 위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적응 반응입니다.

스탠퍼드 의대의 2022년 논문에 따르면, 12주 동안 케토식단을 유지한 실험자 51명 중 약 37%가 LDL 수치가 평균 36~45mg/dL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동물성 포화지방(버터, 치즈, 육류)을 많이 섭취한 참가자일수록 그 상승폭은 더 컸습니다. 연구진은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은 일부 체질에 국한되지 않으며, 케토식의 구조적 특성에 따른 현상”이라 강조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Lean Mass Hyper-responder’라는 용어가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저탄고지를 했을 때 체중은 정상이고 인슐린 저항성도 없지만, LDL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체질을 말합니다. 이런 경우 고지혈증 진단을 받을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다른 건강 지표는 모두 정상이어서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해외 사례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43세 남성 안드레아스는 케토식을 1년간 유지하며 체중 12kg 감량에 성공했지만, 정기 건강검진에서 LDL 수치가 90 → 215mg/dL로 급등했습니다. 그는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의사는 “포화지방 과다 섭취와 탄수화물 제한이 간 대사를 왜곡시킨 결과”라며 식단 조정을 권고했습니다.

즉, 저탄고지는 단기간 체중 감량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지속적인 포화지방 섭취와 낮은 섬유질 섭취가 간의 콜레스테롤 생성 기전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2. 탄수화물 복귀 시 체내 균형이 어떻게 바뀌는가?

저탄고지 상태에서 탄수화물 섭취를 재개하면, 신체는 케톤 중심 대사에서 글루코스 기반 대사로 전환되며,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동반됩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에너지원 전환을 넘어, 지질 대사와 간 기능, 호르몬 밸런스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첫 번째 변화는 인슐린 분비의 재개입니다. 당을 섭취하면 인슐린이 분비되며, 이 호르몬은 간에 '지금은 저장 모드'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이때 간은 지방산 산화와 콜레스테롤 생산량도 감소시킵니다. 즉, 당을 다시 먹기 시작하면 간은 더 이상 ‘위기 모드’로 콜레스테롤을 대량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2021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에서 발표한 실험에서는, 8주간 케토식을 유지한 뒤, 복합 탄수화물을 2주간 점진적으로 재도입한 그룹에서 LDL 수치가 평균 17%, 총콜레스테롤이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포화지방 위주에서 불포화지방과 섬유질을 포함한 탄수화물 식단으로의 변화가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 분석했습니다.

또한, 탄수화물이 다시 도입되면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저탄고지 중에는 탄수화물 섭취가 줄며 섬유질도 감소해 장내 유익균 비율이 급감하지만, 탄수화물 복귀 시 발효성 섬유질 섭취가 늘면서 유익균의 다양성과 비율이 회복됩니다. 이는 장 건강뿐만 아니라 지질 대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에서는 “단순히 당을 섭취해서 수치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대사 재설계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연스럽게 조절하게 된다”고 설명하며, 저탄고지 후 탄수화물 복귀를 '콜레스테롤 리셋 단계'로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자면, 탄수화물 섭취 자체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마법의 열쇠는 아니지만, 그로 인해 간 대사가 변화하고, 지방 기반 연료 사용이 감소하며, 전체 생화학적 균형이 정상화되면서 결과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려가는 것입니다.

3. 해외 사례 및 주의사항 — 탄수화물,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에게 탄수화물을 권장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탄고지 식단 이후의 복귀 식단에서 탄수화물은 적절하게 설계될 경우 오히려 지질대사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마크 스펜서는 저탄고지로 6개월간 체중을 10kg 감량했지만, 건강검진에서 LDL 수치가 250mg/dL, 총 콜레스테롤이 320mg/dL까지 치솟아 의사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는 영양사의 도움을 받아 귀리, 통밀, 현미, 채소 위주의 복합 탄수화물 식단으로 전환했고, 3개월 후 LDL 수치가 140mg/dL까지 하락, 중성지방 수치도 정상화되었습니다.

일본 국립 영양·건강 연구센터는 2023년 발표한 다이어트 보고서에서 “저탄고지 후 정제당이 아닌 복합 탄수화물 기반 식단으로 복귀한 그룹의 76%에서 고지혈증 증상이 완화됐다”라고 밝히며, 탄수화물의 '질'이 지질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탄수화물을 아무 형태로나 섭취한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정제 탄수화물(흰쌀, 흰빵, 설탕 등) 위주로 복귀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중성지방(TG) 수치가 상승하여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급격한 탄수화물 복귀는 소화기 불편, 급성 혈당 스파이크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복귀할 때는 반드시 다음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 점진적 복귀: 하루 20g씩 복합 탄수화물 양을 늘리기
  • 발효성 섬유질 포함: 귀리베타글루칸, 렌틸콩, 바나나 등 장내 유익균 활성화
  • 포화지방 줄이기: 케토 중 사용하던 버터, 코코넛오일은 줄이고 불포화지방 위주로

이러한 전략을 통해 저탄고지의 긍정적인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건강한 균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탄고지 후 당을 섭취했을 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려가는 이유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간 대사의 전환, 섬유질 보충, 미생물 균형 회복, 지방산 산화 감소 등의 복합적 변화 때문입니다. 당은 무조건 피해야 할 적도 아니며, 지방이 무조건 몸에 해로운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언제, 어떤 조합으로, 어떻게 먹느냐입니다. 식단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몸의 데이터를 읽고, 균형 잡힌 대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진짜 건강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