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파바이러스(Nipah virus)는 WHO가 지정한 차세대 팬데믹 병원체로, 최대 75%에 이르는 높은 치사율과 제한된 치료 옵션으로 전 세계 보건당국의 경계 대상입니다. 아직까지 상용화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가운데, 현재까지 보고된 니파 치료제 후보들은 대부분 전임상 또는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단클론항체, 항바이러스제, 백신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니파 치료제의 실험단계 임상경과를 요약하고, 향후 개발 가능성 및 과제에 대해 정리합니다.
단클론항체 m102.4: 가장 앞선 후보
현재 니파 치료제 중 가장 진척된 개발 단계에 있는 약물은 미국 NIH와 호주 CSIRO가 공동 개발한 단클론항체 m102.4입니다. 이 항체는 니파바이러스의 G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수용체에 붙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전임상 연구에서 m102.4는 니파 및 헨드라 감염 동물모델에서 우수한 생존율을 보였고,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2019) 발표에 따르면 감염 5일 후 투여에도 100% 생존이라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미국 FDA는 해당 항체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람 대상 임상은 진행되지 못했고, 이는 니파 특성상 감염 환경 부족, 윤리적 문제, BSL-4 제한 등이 원인입니다. CEPI와 WHO는 2025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해당 항체의 개발을 지원 중입니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신약 후보물질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에볼라 및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었으며, RNA 중합효소 억제 메커니즘으로 니파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물실험(PNAS, 2020)에서는 감염 후 24시간 이내 투여 시 100% 생존을 기록했지만, 이후 투여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다른 항바이러스 후보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Favipiravir: 일본산 인플루엔자 치료제, RdRp 억제
- Molnupiravir: 코로나19 치료제, 니파에 대한 전임상 진행 중
- ZBC-6001: 인도산 니파 전용 후보물질, 2024년 실험 예정
리바비린은 일부 효능 보고가 있으나 임상적 생존율 향상은 미미합니다. 대부분의 항바이러스제는 아직 임상 1상에도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백신과 예방적 치료제: 임상 경과와 한계
니파 백신 후보도 일부 존재하나, 임상 진입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 ChAdOx1 NiV: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백신, 코로나19 백신 플랫폼 활용. 동물 실험에서 높은 예방 효과, 임상 1상 준비 중
- mRNA 기반: Moderna, BioNTech가 초기 개발 중. 인체 데이터 없음
- rVSV-NiV: VSV 기반 재조합 백신, 동물 실험에서 면역 유도
그러나 유효성 검증, 접종 지속기간 불명확, 현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상용화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결론: 임상 진입이 최대 과제, 협력이 해답
현재 니파 치료제 개발은 실험실 단계를 넘어 임상 진입이 가장 큰 허들입니다. WHO와 CEPI는 글로벌 협력을 통해 2025년까지 최소 하나의 치료제 또는 백신을 임상에 진입시키려 하고 있으며, 니파 대응은 상업적 접근이 아닌 공공재 기반의 전 지구적 협력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