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식이섬유를 늘 건강에 좋은 성분이라고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의학계에서는 과도하거나 잘못된 형태의 식이섬유 섭취가 장 건강은 물론, 면역계, 영양소 흡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몸에 좋은 것'도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처럼, 식이섬유 또한 제대로 알고 섭취해야 진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식이섬유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이유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구체적으로 알려드립니다.
1. 과잉 섭취가 불러오는 영양 불균형과 흡수 장애
건강한 식습관을 강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식이섬유입니다. 그러나 식이섬유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과잉 섭취할 경우,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 흡수에 방해가 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의 2021년 논문에 따르면, 식이섬유를 하루 40g 이상 섭취한 그룹에서 칼슘, 철분, 마그네슘, 아연 등의 흡수율이 15~30%가량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식이섬유가 미네랄과 결합해 체내 흡수를 차단한 채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채식 위주의 식단이나 곡물 기반 식사를 할 경우, 이 문제는 더욱 심화됩니다.
영국 리즈대학교의 영양학과는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젊은 여성들의 빈혈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식이섬유 과잉 섭취”라고 지적하며, 섬유질이 철분과 결합해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사례로, 미국 시애틀에 사는 35세 여성 제나 리는 다이어트를 위해 고식이섬유 파우더와 통곡물 식단을 6개월간 유지했지만, 이후 만성 피로와 탈모 증세로 병원을 찾았고, 혈중 철분과 아연 수치가 정상 이하로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식이섬유는 분명 필요하지만, '균형'과 '적절한 양'이 생명입니다. 다이어트나 장 건강을 위해 무작정 양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역효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2. 장 상태에 따라 독이 되는 불용성 섬유질
식이섬유는 크게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불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으며 장을 자극해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줍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자극이 장 상태가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22년 미국 워싱턴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은 과민성대장증후군(IBS)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중 불용성 섬유질을 집중 섭취한 그룹의 43%가 오히려 복통과 복부 팽만, 설사를 경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불용성 섬유질이 장점막을 지나치게 자극하고, 장내 염증 반응을 악화시키는 경향 때문입니다.
일본 도쿄의료센터에서는 50세 이상 여성 12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고불용성 섬유식단을 유지한 결과, 실험군의 28%가 만성 장염 증상(복부 통증, 잦은 설사, 잔변감)을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기존에 장누수 증후군(leaky gut)을 겪은 환자일수록 증상이 악화됐습니다.
해외 사례로는, 캐나다 벤쿠버에 거주하는 42세 남성 폴 M 씨가 고불용성 섬유질 보충제를 복용한 후 장내 염증 마커가 상승했으며, 이후 식단을 바꾼 뒤 증상이 호전된 것이 의료지 Canadian Journal of Nutrition에 사례 보고된 바 있습니다.
결국 식이섬유는 ‘누구에게나 좋은’ 성분이 아니라, 현재 내 장 상태에 따라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양면성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장내 미생물 불균형 유발과 면역계 혼란
우리는 흔히 식이섬유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 균형을 잡아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는 ‘수용성’ 식이섬유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모든 섬유질이 유익균만 늘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과도한 섬유질 섭취는 특정 균종만 과도하게 증식시켜 장내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2023년 Nature Microbiology에 발표된 스탠퍼드 의대의 대규모 분석 결과에서는, 고식이 섬유 섭취 그룹에서 유익균의 수는 증가했지만, 일부 박테리아가 과도 증식하며 면역계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결과도 확인됐습니다. 특히 기존에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낮거나 항생제를 복용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이 문제가 두드러졌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장내세균 전문병원 ‘BiomeBalance Clinic’은 고식이 섬유 보충제 사용자 중 30% 이상이 장내 균총 불균형과 염증성 장질환 초기 증상을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실제 사례로는 독일 베를린의 37세 남성 마르크 뵈어 씨가 유기농 식단과 섬유질 위주의 식사를 1년간 이어간 결과, 장내 락토바실러스 균은 증가했지만 비피더스 균과 파괴성균 사이의 균형이 무너져 면역력이 떨어지고 알레르기 반응이 심화됐습니다.
정리하자면, 식이섬유도 결국 ‘장내 환경에 맞춰 설계’ 해야 하는 성분입니다. 면역계가 약하거나 염증성 질환 이력이 있다면 섬유질도 ‘맞춤형’으로 접근해야 하며,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와의 조화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식이섬유는 분명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입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섭취자의 몸 상태, 섭취량, 섬유질의 형태, 수분 섭취량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많이 먹으면 무조건 좋다’는 통념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착각이 될 수 있습니다. 몸에 좋은 것도 지나치면 독이 됩니다. 특히 장 건강에 민감하거나 면역계에 이슈가 있는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내게 맞는 섬유질 전략’을 새롭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