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식탁에서 설탕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스스로 얼마나 먹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초콜릿, 과자, 에너지 음료, 심지어 건강한 이미지의 통밀빵까지 당 함량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식품표시를 읽는 습관은 당중독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간식, 음료, 빵에 숨어 있는 당 함량의 함정을 짚어보고, 해외 연구 및 논문 사례를 통해 식습관을 개선할 방법을 제안합니다.
간식: 당 함량 숨은 함정 읽기
간식은 일상의 작은 즐거움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당 함량은 종종 우리의 건강에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특히 초코바, 젤리, 쿠키, 과자류 등은 한 번에 먹는 양이 표기량을 훌쩍 넘기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포장지에는 ‘1회 제공량 20g, 당류 12g’이라고 쓰여 있어도, 한 봉지 전체는 60g에 달해 당류 36g을 섭취하는 셈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연구(2018)에 따르면 아동과 청소년이 하루 평균 간식으로 섭취하는 설탕은 WHO 권장량의 2배에 달했으며, 특히 TV 광고에 노출된 그룹은 간식 섭취량이 30% 더 많았습니다. 호주 시드니대학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70%가 간식의 당 함량을 ‘거의 또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최근 ‘무설탕’, ‘저당’이라는 마케팅 문구는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21년 보고서에서 “무설탕 제품이 실제로는 감미료, 당알코올 등을 포함해 혈당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총 당류뿐 아니라 성분표의 ‘액상과당, 포도당, 말토덱스트린, 꿀, 시럽’ 등까지 꼼꼼히 살펴야 하며, 간식을 고를 때는 견과류, 다크 초콜릿, 무첨가 말린 과일 같은 대안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료: 설탕 폭탄 피하는 법
음료는 당 섭취의 최대 함정 중 하나입니다. 탄산음료, 과일주스, 스포츠음료, 에너지드링크, 시럽 라떼는 한 잔에 20~50g의 당이 들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총 당류 섭취를 25g 이하로 권고하지만, 카페 라테 한 잔, 주스 한 병이면 순식간에 초과합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2019)는 하루 1캔 이상의 설탕 음료 섭취가 비만 위험을 60% 이상, 제2형 당뇨병 위험을 26% 높인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CDC 보고서(2021)는 청소년이 에너지드링크로 하루당류 기준치의 2~3배를 섭취하며 집중력 저하, 불면, 불안 증상이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2020)에서는 에너지드링크가 청소년의 불안장애 위험을 35% 높인다는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음료를 고를 때는 식품표의 ‘첨가당(Added Sugars)’을 확인하세요. 미국 FDA는 2020년부터 첨가당 표기를 의무화했으며, 유럽연합도 이에 맞춘 라벨링 지침을 마련 중입니다. 한국에서도 곧 확대될 이 표시는 소비자가 설탕, 액상과당 등 인공당류의 정확한 양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대안으로는 무가당 차, 블랙커피, 탄산수, 레몬워터, 심지어 물을 기본으로 삼는 습관을 추천합니다. 과일주스는 물이나 탄산수로 1:1 희석해 마셔보세요.
빵: 건강빵의 숨은 당 함량
많은 사람이 통밀빵, 호밀빵, 잡곡빵을 선택하면 건강해진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건강빵도 함정이 있습니다. 통밀빵 한 조각에 당류 6~8g, 크로아상 한 개에 20g, 단팥빵 한 개에 25g의 당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잼, 초콜릿, 슈크림, 꿀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일본 도쿄대 연구(2020)는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주 3회 이상 빵을 간식으로 먹는 그룹에서 공복 혈당 수치가 12%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유럽 임상영양학회지(2022) 논문에서는 “정제 탄수화물과 당류가 높은 식단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특히 빵과 패스트리류 섭취량이 많을수록 체지방 증가가 뚜렷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2021)는 건강빵 소비자 절반 이상이 ‘저당’이라는 표시만 보고 당 함량을 과소평가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식품표에서는 총 탄수화물, 당류, 성분표에 ‘설탕, 액상과당, 말토덱스트린’ 유무를 확인하세요. 대안으로는 무가당 통밀빵, 호밀빵에 아보카도, 계란, 채소 스프레드를 곁들이거나, 오트밀, 고구마, 현미밥 같은 복합탄수화물 식사를 고려해 보세요.
당중독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간식, 음료, 빵처럼 사소해 보이는 음식에서 숨어 들어와 점점 우리 몸을 지배합니다. 오늘부터 식품표시를 읽고 당류와 첨가당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습관을 만들어보세요. 소소한 실천이 쌓이면 체중, 혈당, 기분, 피부 건강까지 놀라운 변화를 가져옵니다. 필요하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아 나에게 맞는 식습관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