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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파 치료를 위한 단클론항체 연구

by 촐롤로 2025.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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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파 치료를 위한 단클론항체 연구
니파 치료를 위한 단클론항체 연구

치명률이 최대 75%에 달하는 니파바이러스는 아직까지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대표적인 고위험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WHO는 니파를 차세대 팬데믹 우려 병원체로 지정했으며, 최근 전 세계 보건 연구기관은 단클론항체를 활용한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m102.4’ 등 일부 항체는 동물실험에서 생존율 100%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에볼라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니파 치료 가능성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니파바이러스의 특징, 단클론항체의 작용 원리, 그리고 임상 연구의 흐름을 최신 사례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니파바이러스란 무엇인가: 변종 팬데믹의 시한폭탄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 NiV)는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인체 감염이 보고된 이래, 방글라데시,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산발적으로 발병하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헨드라바이러스属에 속하며, RNA 바이러스 중에서도 돌연변이율이 높은 편이라 바이러스 감염의 확산 및 통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자연 숙주는 과일박쥐(Pteropus属)이며, 이들이 배설한 분비물을 통해 농작물이나 가축이 오염되고, 결국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로를 갖습니다.

니파 감염의 임상 증상은 비특이적입니다.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빠르게 급성 호흡기 증상, 혼수,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가장 무서운 점은 무증상 상태에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며, 인도 케랄라 주에서 발생한 2023년 집단 감염 사례에서는 증상이 없는 환자 2명이 가족 내 추가 감염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WHO에 따르면 니파 감염의 평균 치명률은 40~75%입니다. 이는 SARS-CoV-2보다 훨씬 높으며,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집단 발병 시 의료 시스템을 마비시킬 잠재적 위협 요소로 간주됩니다. 현재까지 리바비린, 렘데시비르 등의 항바이러스제가 제한적으로 사용됐지만, 임상적 효과는 불분명하며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단클론항체의 작용 메커니즘: 니파를 저격하다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mAb)는 한 종류의 B세포가 생성한 항체 단백질을 인공적으로 복제한 것으로, 특정 항원을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는 치료 전략입니다. 바이러스 감염에서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침입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부위를 차단하거나,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더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니파바이러스는 G단백질과 F단백질을 표면에 가지고 있으며, 이 중 G단백질이 숙주의 ephrin-B2 또는 B3 수용체와 결합해 감염을 시작합니다. 단클론항체는 이 G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들어가는 것을 차단합니다. 이 방식은 이미 에볼라바이러스와 코로나19 치료에서 사용된 바 있으며,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기반이 마련돼 있는 플랫폼 기술입니다.

가장 주목받는 단클론항체는 ‘m102.4’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호주의 CSIRO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이 항체는 G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며, 니파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데 뛰어난 중화 능력을 보입니다. 2019년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감염 5일 후 투여해도 실험동물의 100% 생존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치료가 늦은 단계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m102.4가 헨드라바이러스에도 교차반응성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즉, 유사 계열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해 플랫폼 항체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공공보건 전략에 유리합니다.

글로벌 임상과 연구 동향: 희망의 실마리인가?

단클론항체를 이용한 니파 치료는 아직 인간 대상 대규모 임상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다수의 전 임상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고 있습니다.

미국 NIH – m102.4 전임상 연구

2009년부터 진행된 이 항체의 연구는 아프리카녹색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5일 내 투여 시 100% 생존율, 7일 내 투여 시 67% 생존율을 보였습니다. 항체는 G단백질에 강력히 결합하며, 뇌염 진행을 막는 데도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FDA는 2019년 해당 항체를 ‘희귀 의약품(Orphan Drug)’으로 지정했습니다.

스위스 연구팀 – 이중항체 조합 치료

2022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 대학 연구진은 G단백질뿐 아니라 F단백질까지 이중으로 타깃하는 항체 조합을 실험했으며, 이 경우 바이러스 중화능이 최대 10배 향상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중추신경계로의 바이러스 확산도 유의미하게 억제되었습니다.

CEPI와 WHO의 임상 로드맵

감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WHO는 2025년까지 니파 단클론항체 치료제의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m102.4 외에도 Adimab, Regeneron 등의 바이오기업들이 후보물질을 다수 확보한 상태입니다. 특히 Adimab은 다양한 니파 변이에 대응하는 플랫폼 기반 항체 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클론항체가 단지 실험실에서 끝나는 기술이 아니라, 실제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 가능한 차세대 치료 플랫폼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론: 니파 치료의 게임체인저, 단클론항체 기술

니파바이러스는 높은 치사율과 예측 불가능한 발생 양상으로 인해 세계 보건 당국이 경계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병원체입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부재한 현재, 단클론항체는 니파 대응 전략의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G단백질 기반의 m102.4 항체는 과거 에볼라 치료제처럼, 임상 전 단계에서 매우 높은 효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안전성과 적용 가능성도 동시에 입증하고 있습니다. 아직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WHO와 CEPI가 주도하는 글로벌 협력이 뒷받침되고 있어, 수년 내 긴급사용승인(EUA)을 통한 빠른 적용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전염병 대응의 새로운 시대에, 단클론항체는 단지 니파 치료를 위한 수단을 넘어, 다가올 모든 감염병에 대응하는 만능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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